삶에 여유가 없을 때 우리는 흔히 "조금만 더 버티자"라는 말로 자신을 다독입니다. 하지만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묻습니다. "진짜로 그렇게만 버티며 살아도 괜찮은 걸까?" 여행과 자기 발견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역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는 단순한 행위를 통해 삶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여유를 잃어버린 순간, 멈추고 싶은 마음(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저는 늘 바쁘게 살아왔습니다. 회사 일에 치이고, 집에 돌아오면 가족을 챙겨야 하고, 그 사이 제 자신을 돌아볼 틈은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내가 가끔 “당신은 의지가 안 된다”라고 말할 때, 처음엔 억울했지만 곱씹어 보니 맞는 말이더군요. 저는 누군가에게 기대는 법도 모르고, 스스로를 돌보는 법조차 잊고 살았습니다. 먹는 것도 허겁지겁, 쉬는 시간에도 머릿속은 늘 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며 사는 게 당연하다고 믿어왔죠.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주인공 리즈도 저와 비슷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안정적인 결혼 생활, 괜찮은 직업까지 갖췄지만, 그녀의 내면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그 공허함은 결국 결혼과 직장을 모두 내려놓는 선택으로 이어집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잠시 멈춰 서게 되었습니다. ‘나도 언젠가 이렇게 모든 걸 내려놓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 하지만 동시에 ‘나는 감당해야 할 게 너무 많은데 어떻게 그러겠어’라는 무거움이 뒤따랐습니다. 그런데 영화는 ‘떠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바로 자기 자신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영화 정보
제목: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Eat Pray Love)
감독: 라이언 머피
장르: 드라마, 로맨스
개봉: 2010년
출연: 줄리아 로버츠, 하비에르 바르뎀, 제임스 프랭코 외
러닝타임: 133분
[먹는다는 건 단순한 충전이 아니다(이탈리아)]
리즈의 첫 번째 여행지는 이탈리아였습니다. 그곳에서 그녀는 "아무런 죄책감 없이 먹는다"는 자유를 경험합니다. 스파게티, 피자, 젤라토 같은 음식들을 즐기며,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미각과 감각을 되찾아갑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크게 공감했습니다. 저 역시 늘 바쁘다는 이유로 끼니를 때우듯 먹을 때가 많았습니다. 밥상 앞에서도 휴대폰을 붙잡고 일의 연장선에 머물렀고,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일 뿐이었죠. 그러다 보니 삶에서 소소한 즐거움조차도 점점 사라졌던 겁니다.
영화 속 리즈가 음식을 통해 “나 자신을 대접하는 시간”을 회복하듯, 저도 의식적으로 식사의 의미를 바꾸려고 노력해봤습니다. 한 번은 주말에 아내와 함께 작은 식당에 가서 파스타를 천천히 음미하며 먹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느낀 건 단순히 배가 부르다는 게 아니라, “아, 내가 살아 있구나”라는 감각이었습니다. 작은 행위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삶의 무게에서 잠시 벗어나 여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여정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먹는다는 건 단순히 에너지를 채우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위로하는 첫걸음이라는 것을요.
[기도를 통해 내 안의 소음을 마주하다(인도)]
두 번째 여정은 인도였습니다. 리즈는 아쉬람에서 명상과 기도를 하며 내면을 마주합니다. 처음엔 마음속이 온갖 잡념으로 가득 차 괴로워하지만, 차츰 자기 내면의 상처와 마주하면서 조금씩 평온을 되찾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제 삶이 떠올랐습니다.
저 역시 머릿속이 늘 일로만 가득 차 있어서, 아무리 쉬어도 쉰 것 같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가족과 함께 있어도 마음은 늘 불안정했습니다. 여유가 없다는 건 결국 ‘내 안의 소음’을 다스리지 못한 탓이었던 겁니다.
저는 종교가 깊진 않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난 뒤부터는 하루에 5분이라도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그 짧은 시간이 제게는 작은 기도와도 같았습니다. “괜찮다, 지금 이 순간만은 나 자신에게 집중하자”라고 마음을 다잡는 시간이었죠. 리즈가 인도에서 배운 것도 결국 이런 거였습니다.
기도는 단순히 종교적 행위가 아니라, 혼란스러운 내면을 정리하는 시간이라는 것. 삶에 감당해야 할 게 많을수록, 우리는 멈추어 서서 내 안의 소음을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사랑 속에서 완성되는 균형(발리)]
마지막 여행지는 발리였습니다. 리즈는 그곳에서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그 관계 속에서 균형을 찾아갑니다. 처음엔 다시 상처받을까 두려워 망설였지만, 결국 사랑을 받아들이며 삶이 온전히 회복됩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큰 울림을 받았습니다. 저도 오랫동안 "누군가에게 의지한다"는 걸 어려워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내가 제게 “당신은 의지가 안 된다”고 말했을 때, 그것이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제가 진짜로 관계 속에서 제 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임을 깨달았습니다.
영화는 말합니다. 사랑은 내 삶을 빼앗는 게 아니라, 삶의 균형을 완성하는 힘이라고요. 누군가에게 기대는 건 나약함이 아니라 용기입니다. 리즈가 발리에서 사랑을 받아들이며 한층 성장했듯, 저 역시 이제는 아내에게 의지하는 동시에, 그녀의 의지가 되는 방법을 배워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삶의 여유는 혼자만의 고독 속에서 완성되는 게 아니라, 결국 사랑하고 의지하는 관계 속에서 피어난다는 걸 이 영화는 보여줍니다.
[결론:삶의 여유는 작은 선택에서 시작된다]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단순히 여행 영화가 아닙니다. 삶에 치여 여유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어떻게 다시 자신을 회복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먹는 행위를 통해 나를 위로하고, 기도를 통해 내면을 정리하며, 사랑을 통해 관계 속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여정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통해 깨달았습니다. 삶의 무게를 덜어내는 방법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요.
혹시 지금 감당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 지쳐 있다면, 이 영화를 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저처럼 여유를 잃고 살아온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삶을 다시 살아갈 용기를 줍니다. 여유는 기다리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서 선택하는 작은 용기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리고 그 용기를 조금씩 실천하다 보면, 삶은 분명 더 단단하고 따뜻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