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앞에서 주저하는 이들에게 '오만과 편견'은 진심을 말할 용기를 건네는 영화입니다.
요즘 유행중인 넷플릭스 프로그램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의 출연진인 이도님의 인생영화라고 불려질 정도로 많은 팬을 보유한 이 영화는, 연애를 오래 쉬었거나,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기 어려운 이들에게 부드럽고 단단한 울림을 줍니다.
조 라이트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키이라 나이틀리의 눈빛이 전하는 감정은,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본질적인 사랑의 태도를 되묻습니다. 지금의 나, 지금의 당신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사랑 앞에서 우리는 얼마나 솔직해질 수 있을까(모솔연)]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참으로 복잡한 감정입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실감하게 됩니다.
최근 넷플릭스 프로그램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의 출연진인 이도라는 출연자분께서 언급하면서 다시 영화 ‘오만과 편견’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프로그램의 출연자의 상황에 어쩌면 딱 맞는 영화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모태솔로로 연애라는 단어가 모든 게 처음인 사람들에게 닫힌 마음을 시간 끝에 가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꺼내볼 수 있게 해준 영화라고 생각했기에 해당 출연진이 이 영화를 왜 추천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오만과 편견’은 단순한 로맨스가 아닙니다.
서로를 향한 편견과 오만 속에서 조금씩 진심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특히 주인공 엘리자베스와 다아시가 겪는 감정의 밀고 당김은, 현실 속 연애와도 묘하게 겹쳐 보입니다. 누구나 사랑 앞에서 무너지고 싶지 않은 자존심을 가지고 있고, 또 한편으로는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를 다시 본 날, 저는 오랜만에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있었던 감정을 다시 꺼내보게 된 것이지요.
영화 정보
제목: 오만과 편견
감독: 조 라이트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매튜 맥퍼딘 외
장르: 멜로, 로맨스, 시대극
개봉: 2005년
러닝타임: 127분
[엘리자베스, 그 자존심과 솔직함 사이(진실됨)]
엘리자베스 베넷은 당대 여성상과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녀는 자기 의견이 분명하고, 부조리한 현실 앞에서도 자신의 기준을 지키려 애쓰는 여성입니다.
동시에 엘리자베스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 사회적 구조에 대한 현실 인식을 가진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녀가 처음 다아시를 만났을 때 느꼈던 반감과 편견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사랑 앞에서 갖는 무의식적인 방어기제와도 닮아 있습니다.
특히 다아시가 처음 청혼을 건넸을 때, 엘리자베스는 분노에 가까운 단호함으로 거절합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느낀 자존심, 그리고 다아시가 갖고 있는 배경과 계급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현실에서 상대방의 직업, 외모, 과거, 가치관 등을 조각내어 판단해버리는 우리의 모습과 겹쳐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시간이 흐르며 다아시에 대한 오해를 하나하나 풀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판단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그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용기였습니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엘리자베스를 통해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아시, 말보다 행동으로 증명한 사랑(책임)]
다아시라는 캐릭터는 처음엔 정말 매력 없어 보입니다. 무뚝뚝하고, 차갑고, 오만하기까지 하니까요. 하지만 그 안에는 말로는 잘 표현하지 못하는 진심이 서려 있었습니다. 그는 엘리자베스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신분 차이를 걱정하면서도, 점점 그녀에게 마음이 끌리고 맙니다.
다아시의 진짜 매력은, 엘리자베스를 위해 한 일들을 하나씩 알게 되는 후반부에서 드러납니다. 그가 엘리자베스의 가족을 위해 했던 행동들, 그리고 그녀가 모르게 뒷바라지했던 수많은 순간들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단지 감탄사로 표현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다아시는 묵묵하게 자신의 사랑을 행동으로 입증해 나가는 인물입니다. 이건 요즘처럼 ‘썸’이라는 이름으로 감정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대에 더욱 큰 울림을 줍니다.
제가 이 장면들을 보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결국 사랑은 표현의 방식이 다를 뿐이지, 그 본질은 ‘책임’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말보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태도라는 것을 다아시는 보여줍니다. 그 모습이 엘리자베스의 마음을 움직였고, 저 역시 이 영화에서 연애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세우게 되었던 순간이었습니다.
[결론: 사랑을 시작하려는 당신에게 이 영화가 말을 걸어옵니다]
‘오만과 편견’을 보고 나면 문득 누군가에게 연락하고 싶어집니다. 혹은 마음 한켠에만 담아뒀던 그 사람의 얼굴이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사랑을 한다는 건, 사실은 아주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자존심도 버려야 하고, 오해도 감수해야 하고, 진심을 꺼내는 용기도 필요하니까요.
이 영화는 그런 감정의 복잡함을 포근하게 감싸주며, 결국 ‘사랑은 용기’라는 단순한 진리를 전합니다. 이도님의 말처럼, 우리는 종종 ‘연애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에 빠집니다. 하지만 때로는 말보다 중요한 게 표정, 눈빛, 침묵 속의 마음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 감정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솔직함입니다.
‘오만과 편견’은 시대와 배경을 뛰어넘어, 지금의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통해 다시 사랑을 생각하게 되었고, 또 해당 영화가 인생영화인 누군가가 다른 이에게 용기 내어 마음을 건넬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도 품게 되었습니다. 사랑이란 게 늘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믿고 싶은 감정이니까요.
‘오만과 편견’, 연애를 시작하고 싶은 당신에게 꼭 추천드리고 싶은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