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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산의 부장들’, 당시 정치 시스템의 민낯 (정보기관, 의사결정, 권력집중)

by 장동구 2025. 5. 11.

영화 '남산의 부장들' 포스터

이번 영화는 이병헌 주연의 영화 '남산의 부장들'입니다.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안가에서 울려 퍼진 총성이 있었습니다.

이는 바로 박정희 대통령의 사망 사건이었습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단 한 사람의 선택이 아닌, 당대 정치 시스템이 어떻게 붕괴로 치달았는지를 조명하는 서사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의사결정의 실종, 정보기관의 권력화, 그리고 권력 집중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말하는 '시스템'이 없는 국가가 어떻게 몰락하는지에 대한 글을 작성해보려 합니다.

[중앙정보부 권력화의 폐해(정보기관)]

과거 ‘중앙정보부’라는 이름은 단순한 정보 수집기관 그 이상이었습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박정희 정권 하에서 중앙정보부가 ‘정보기관’에서 ‘정권 유지 도구’로, 그리고 ‘정적 제거 수단’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중앙정보부는 1961년 쿠데타 직후 창설된 중앙정보부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헌법 위에 존재했고,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인물만이 수장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기관이었습니다.

 

특히 영화 초반부, 박용각 전 중앙정보부장이 미국 프레이저 청문회에서 정권의 비자금과 부정부패를 폭로하는 장면은 정보기관의 핵심 역할이 권력자의 ‘비밀’을 관리하고 외부로부터 방어하는 데만 치중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규평은 이를 무마하기 위해 미국으로 날아가 회고록을 회수하고, 로비스트를 포섭하며 권력의 명을 수행하지만, 그 행위조차 '정상적인 공적 기능'이 아닌 '사적 충성'의 일환으로 그려집니다.

 

중앙정보부는 그 기능상 국가의 안보를 책임져야 했으나, 영화에서 묘사되는 중앙정보부는 국내 야당 인사 협박, 청와대 도청, 외국 내 암살 공작에 이르기까지 그 역할이 왜곡되어 있던 기관이었습니다.

 

이처럼 정치 권력에 예속된 정보기관은 언제든 독립성과 공공성을 상실하고, 정권 유지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음을 영화는 명확히 경고합니다.

[감정 통치가 부른 정책 실패(의사결정)]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또 다른 메시지는 의사결정 체계의 부재입니다.

 

공식 회의보다 술자리에서 더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고, 회고록을 회수한 김규평은 칭찬이 아닌 박정희의 질책을 받는다. 이는 체계적 피드백이나 평가 시스템 없이 오직 ‘감정’과 ‘충성도’에 의존한 통치 방식이라는 걸 영화는 말합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정치적 판단을 논의하는 자리에서도 합리보다는 직관, 사실보다는 기분에 의존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김규평이 외교 여론을 근거로 유화책을 제시해도, 박정희 대통령은 이를 "협박이냐"며 몰아세우는 장면이 대표적인 장면입니다.

 

이는 '정책'이 아닌 '기분'으로 운영되는 위험한 시스템이며, 누구든 충성의 방식이나 방향이 달라질 경우 곧장 제거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통치는 극 중에서 결국 중앙정보부이라는 조직 자체도 붕괴시키며, 김규평은 의사결정의 중심에서 점차 밀려나게 됩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각하의 뜻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순간, 정책 제안은 간섭이 되고, 보고는 협박이 되며, 사람은 도구가 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감정에 좌우되는 정치 체계 속에서 이성적 판단은 설 자리를 잃는다는 걸 보여줍니다.

[집중된 권력, 파국을 부르다(권력집중)]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권력의 집중이 어떻게 파국을 부르는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에게는 모든 권한이 집중된 구조에서는 견제도 없고, 감시도 없습니다.

 

중앙정보부장, 경호실장, 보안사령관 모두가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따라 움직이는 구조는 겉보기에는 효율적일 수 있지만, 일단 균열이 생기면 아무도 그것을 제어하지 못합니다.

 

영화 후반, 김규평은 더 이상 체계 안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자, 마지막 선택으로 대통령을 향해 총을 들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닙니다.

 

충성해도 버려지는 시스템, 체계 없이 사람만 갈리는 구조, 책임은 있으나 권한은 없는 지위에서 벗어나려는 필사의 선택으로 그려집니다.

 

결국 대통령의 죽음은 김규평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권력이 한 사람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구조, 그리고 정보기관과 군부가 견제 없이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 자체의 붕괴를 상징합니다.

 

시스템 없는 권력은 언젠가 무너진다는 것을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외치고 있습니다.

[결론: 시스템을 잃은 시대의 필연적 파국]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정치 시스템의 핵심이 ‘사람’이 아니라 ‘제도’와 ‘견제 구조’에 있음을 환기시키는 영화입니다.

 

정보기관이 정권의 충견이 되고, 감정이 정책을 대체하고, 권력이 한 손에 집중될 때, 국가는 파국을 향해 내달릴 수밖에 없다는 진실을 이 영화는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시스템 없는 권력은 언젠가 무너지며, 그것이 바로 우리가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통해 되새겨야 할 경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