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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코다’가 보여주는 불완전한 단란함의 힘(가족, CODA, 단란함)

by 장동구 2025. 9. 14.

가족은 늘 따뜻함과 안정을 주지만, 동시에 가장 큰 갈등과 고민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영화 ‘코다(CODA)’는 청각장애인 부모와 오빠 사이에서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딸 루비가 가족과 자신의 꿈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를 통해, 단란한 가족이란 완벽한 화음이 아니라 불완전함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이 글에서는 불완전함 속에서 단란함을 완성하는 가족의 의미를 함께 생각해봅니다.

[따뜻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가족의 모습(가족)]

가족과 함께하는 순간은 언제나 특별합니다. 저 역시 아내와 장인·장모님과 식사하며 단란함을 느꼈지만, 그 속에는 설명하기 힘든 긴장과 차이도 있었습니다. 영화 ‘코다’의 주인공 루비는 바로 이런 복잡한 가족의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청각장애인 부모와 오빠 사이에서 유일하게 듣고 말할 수 있는 존재로서 가족의 의사소통을 책임져야 하지만, 동시에 음악이라는 자기만의 꿈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코다(CODA)’는 가족을 따뜻한 안식처로만 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책임과 갈등, 그리고 때로는 무거운 짐으로 다가오는 현실까지 담아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끝내 전하는 메시지는 단호합니다. 가족은 불완전함 속에서 여전히 서로를 감싸며 단란함을 완성하는 공간이라는 것입니다.

영화 '코다' 포스터

영화 정보
제목: 코다 (CODA)
감독: 시안 헤이더
장르: 드라마, 가족
개봉: 2021년
출연: 에밀리아 존스, 트로이 코처, 마를리 매틀린 외
러닝타임: 111분

[갈등과 짐을 함께 짊어지는 가족(CODA)]

루비의 가족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은 때때로 짐이 되어 다가옵니다. 루비는 아침마다 아버지와 오빠가 운영하는 고기잡이 일을 도우며 통역자 역할을 합니다. 부모와 오빠는 루비 없이는 세상과 연결되기 어렵기에 그녀에게 기대지만, 루비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꿈꾸는 음악의 길과 가족의 필요 사이에서 갈등이 깊어집니다.

 

이 갈등은 현실적인 가족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우리는 종종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지만, 동시에 자기 삶을 놓칠 수 없는 존재입니다. 루비가 음악을 향한 열정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가족의 요구와 개인의 욕망이 충돌할 때, 그것은 단순히 이기심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겪는 삶의 딜레마입니다.

 

영화는 이러한 갈등을 꾸밈없이 보여줍니다. 루비의 부모는 처음에는 그녀의 꿈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결국 루비의 무대를 통해 그녀의 진심을 느끼고 인정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갈등이 결코 가족을 무너뜨리는 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를 더 단단하게 묶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불완전함 속에서 완성되는 단란함(단란함)]

‘코다’의 가장 아름다운 메시지는 단란함이란 완벽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루비의 가족은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으며, 항상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서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하려는 선택을 할 때 단란함은 완성됩니다.

 

이는 현실 속 가족 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우리 가족 또한 항상 웃음만 있는 게 아닙니다. 때로는 서로의 차이 때문에 다투기도 하고, 서로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실망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모여 앉아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며 관계를 이어가는 선택입니다.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순간, 가족은 단단해집니다.

 

영화 속 마지막 장면에서 루비가 노래를 부르고, 청각장애인 부모가 그 노래를 직접 들을 수는 없지만 마음으로 느끼는 순간은 이 메시지를 가장 잘 보여줍니다. 사랑과 가족은 소리와 말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불완전한 이해 속에서도 서로를 감싸 안을 때, 우리는 진짜 단란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결론:가족의 진짜 힘은 불완전함을 안는 것]

가족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족은 불완전함의 총합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코다’는 바로 그 불완전함이야말로 가족을 가족답게 만드는 힘이라고 말합니다. 루비와 그녀의 가족은 끝내 서로의 선택을 존중하며 단란함을 이어갑니다. 오늘 제가 가족과 함께한 식사에서도 느낀 건, 작은 긴장과 차이가 있더라도 결국 우리를 하나로 묶는 것은 가족이라는 끈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영화 ‘코다’는 우리에게 이렇게 조언합니다. 완벽한 가족을 꿈꾸지 말고, 불완전함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라고. 그렇게 할 때 단란함은 만들어지고, 우리는 다시 힘을 얻습니다. 현실 속 갈등과 짐 속에서도 여전히 가족은 우리에게 가장 단단한 울타리가 되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