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론자였던 기자 리 스트로벨이 아내의 신앙을 이해하려 시작한 여정은 결국 스스로의 삶과 신앙을 다시 쓰는 전환점이 됩니다.
'예수는 역사다'는 신앙에 회의적인 이들이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으며 하나님께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영화입니다. 특히 가족의 권면으로 신앙을 고민하게 된 분들에게 추천하는 진심 어린 이야기입니다.
[신앙은 마음을 여는 순간 시작된다(신앙)]
며칠 전, 장모님께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용서를 받으려면 하나님께 먼저 용서를 구해야 한다.” 저는 무교인 사람으로서, 평소 신앙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요즘 삶이 복잡하고 힘들어질수록 ‘이해받고 싶다’, ‘용서받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 한켠에 자리 잡았습니다.
그때 장모님의 말씀이 깊게 박혔고, 처음으로 신앙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제게 맞는 영화가 있을까 고민하던 중, ‘예수는 역사다’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신앙을 강요하는 대신, **끊임없이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한 남자의 여정**을 따라갑니다. 바로 저와 같은 무신론자였던 ‘리 스트로벨’이 주인공입니다.
‘예수는 역사다’는 단순한 종교 영화가 아닙니다. 믿음의 씨앗이 싹트는 순간을, 아주 진중하고 논리적으로 그려냅니다. 이 영화는 특히 신앙이 생소한 사람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의 권면으로 고민 중인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그렇게 저는 영화 한 편을 통해, 신앙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질문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글을 통해 저처럼 신앙의 문턱에서 머뭇거리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무신론자의 시선에서 보는 예수(예수는 역사다)
이 영화는 198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실화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리 스트로벨은 시카고 트리뷴지의 수석 법률 기자이자 철저한 무신론자입니다.
그는 아내가 기독교 신자가 되자 혼란에 빠지고, “이 모든 게 거짓이라면, 무너뜨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예수의 부활을 논리적으로 반박하려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이 영화의 인상 깊은 점은 기독교에 대한 질문을 기피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리 스트로벨은 성경의 역사성, 예수의 실존, 십자가 사건, 부활의 가능성 등을 꼼꼼히 파고들며 과학자, 신학자, 역사학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합니다.
이 모든 과정은 단순히 종교적 신념을 설파하는 것이 아닌, 논리적 근거에 기반한 신앙 접근법이라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특히 리가 ‘예수는 정말 죽었는가’, ‘시신은 정말 무덤에서 사라졌는가’ 등을 추적하는 장면은 마치 수사극처럼 전개되며 흡입력을 높입니다. 기독교 신자든 아니든 상관없이, 한 명의 저널리스트가 자신의 신념을 검증하려는 진정성은 관객에게 설득력을 부여합니다.
결국 그는 수많은 근거와 증거 앞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믿음이란 눈을 감고 뛰어드는 맹목이 아니라, 질문 끝에서 피어나는 ‘수용’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죠.
영화 제목: 예수는 역사다 (The Case for Christ)
감독: 존 건
출연: 마이크 보겔, 에리카 크리스텐슨, 프랭키 페이슨 외
장르: 드라마, 실화, 종교
개봉: 2017년
관람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12분
[신앙이 필요한 순간, 우리는 왜 신을 찾는가(고난)]
삶에서 깊은 상처를 받거나, 해결되지 않는 불안이 계속될 때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더 큰 의미를 찾습니다. 저 역시 지금, 큰 갈등과 죄책감 속에서 매일을 버티는 중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 회복, 용서를 구하는 마음, 그리고 내가 누군가에게 정말 나쁜 사람이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자책감… 이 모든 감정은 때때로 너무 벅차고 고독합니다.
‘예수는 역사다’에서 리의 변화는 그런 ‘내면의 부서짐’에서 시작됩니다. 자신의 이성으로 아내의 믿음을 반박하려 했지만, 끝내 이성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믿음의 증거’ 앞에서 무릎 꿇게 되는 장면은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는 깨닫습니다. 신앙은 어떤 문제를 당장 해결해 주는 마법이 아니라, 그 문제를 끌어안고 함께 가는 ‘동행’이라는 사실을요. 그리고 우리는 신앙이 필요해서 하나님을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무너졌을 때, 그 무너진 자리에 하나님이 먼저 와 계셨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 영화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앙은 단순히 ‘믿어야 할 것’이 아니라, ‘질문을 해도 되는 것’이며, 답을 구하는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여정이라는 것 말입니다.
[결론: 신앙은 강요가 아니라 질문에서 시작된다]
‘예수는 역사다’는 저에게 신앙이란 전혀 다른 세계가 아님을 일깨워준 영화입니다.
누군가의 권면에서 시작된 의문이, 결국 제 삶을 돌아보게 하고, 제 죄책감과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하나님은 나를 미워하지 않으실까?’라는 질문을 진지하게 던지게 됐습니다.
그 질문의 끝에, 저는 작은 희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신앙은 자격 있는 사람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부족하고 망가진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는 사랑이라는 것을요.
장모님이 해주신 그 말, “하나님께 먼저 용서를 받아야 해”는 이제는 저를 불편하게 하는 말이 아니라, 용서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의 문장이 되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도, 저처럼 신앙을 고민하시는 분이 있다면, 먼저 ‘예수는 역사다’를 보시길 바랍니다. 당신의 믿음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질문하게 만들고, 마음을 열게 합니다. 신앙은 그렇게, 조용히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