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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상징 분석 (과거 회상, 허구와 진실, 영화 속 영화)

by 장동구 2025. 5. 16.

영화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 포스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단순한 시대극이 아닙니다.

 

이 작품은 1969년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쇠락해 가는 배우와 그의 대역, 그리고 이웃한 여배우의 삶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과거의 황금기를 회상하는 동시에 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영화는 ‘영화 속 영화’라는 메타적 구조를 통해 현실을 해석하고, 그것을 다시 픽션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의 핵심 키워드인 과거 회상, 허구와 진실, 영화 속 영화의 구조를 중심으로, 타란티노가 말하고자 한 상징성과 서사 개연성을 분석합니다.

[잊힌 배우의 눈물, 황금기의 잔상(과거 회상)]

릭 달튼은 한때 잘 나가던 서부극 배우였지만, 이제는 한물간 악역 전문 배우로 전락했습니다.

 

영화는 릭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면서 전성기의 향수를 강조합니다.

이 회상의 중심은 릭이 촬영장에서 새로 맡게 된 역할과 관련해 어린 아역 배우 트루디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 있습니다.

 

트루디에게 자신의 상황을 투영하며 울음을 터뜨리는 릭은, 과거 영광에 대한 미련과 현재의 무력감을 동시에 드러냅니다.

이는 단순히 배우 개인의 감정을 넘어, 1960년대 말 할리우드 전반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대중의 취향이 바뀌고, TV와 새로운 영화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과거의 서부극 영웅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릭이 대사를 잊고 분노하며 스스로를 다그치는 장면은, 단순한 배우의 위기가 아닌 황혼기 할리우드의 자화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회상 구조는 릭의 감정뿐 아니라, 당시의 영화 산업의 단면을 정서적으로 보여줍니다.

 

타란티노는 인물의 내면을 통해 시대의 전환을 드러내며, 이를 통해 관객에게 “과거는 무엇이었고, 우리는 그 기억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이는 향수에 머무르지 않고 과거와 현재의 대조를 통해 감정적 깊이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히피와 샤론 테이트, 역사와 픽션 사이의 춤(허구와 진실)]

영화 후반부, 히피 일당의 침입과 릭, 클리프, 브랜디의 반격 장면은 영화의 핵심 전환점이자, 허구와 진실의 가장 극단적인 분기점을 나타냅니다.

 

실제 역사 속 샤론 테이트는 1969년 8월, 찰스 맨슨의 지시에 따라 그의 추종자들에게 참혹하게 살해되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이 충격적 사건을 완전히 뒤집습니다.

 

타란티노는 맨슨 일당이 릭의 집을 잘못 찾아가고, 클리프와 브랜디에게 철저히 응징당하는 허구의 전개를 통해 “과거가 이렇게 되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대담한 상상을 펼쳐봅니다.

 

이는 단순한 픽션 삽입을 넘어, 영화가 가진 ‘재해석의 힘’을 상징합니다.

 

타란티노는 이 장면에서 샤론 테이트라는 실존 인물에게 잔혹한 운명이 아닌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가능성”을 부여합니다.

 

다시 말해, 영화라는 예술이 역사적 비극을 재구성함으로써 치유의 기제를 작동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허구’는 역사적 진실을 왜곡할 수 있는 위험이 있지만, 반대로 ‘허구’는 우리가 잃어버린 인간성과 존엄을 복원해 주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타란티노는 그 미묘한 경계 위에서 춤을 추고 있습니다.

[렌즈 속 허구(영화 속 영화)]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극중극과 메타 서사의 기법을 통해, 영화라는 매체 자체를 반성적으로 조망합니다.

 

릭 달튼은 현실 속에서는 한물간 배우지만, 영화 속에서는 여전히 총을 휘두르고 악을 처단하는 영웅으로 묘사됩니다.

 

‘랜서’, ‘FBI’,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찍은 스파게티 웨스턴들은 릭의 “또 다른 삶”이며, 관객은 이 허구 속 릭의 존재감을 통해 그가 실제로는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상실했는지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는 릭이 화염방사기를 들고 세이디를 불태우는 장면입니다.

 

이 극단적인 액션은 릭의 영화 속 캐릭터가 현실로 튀어나온 듯한 설정입니다.

 

이는 영화 속 허구가 현실에 개입하는 상징적인 순간이며, 동시에 릭의 캐릭터와 실제 인물의 경계가 사라지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타란티노는 “영화는 현실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현실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는 믿음을 강하게 드러냅니다.

 

‘영화 속 영화’는 이 작품이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재창조’를 지향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클리프가 현실에서는 평범한 대역배우이지만, 실제 전투에서는 맨손과 개만으로 세 명의 침입자를 물리치는 장면은, 영화가 현실보다 더 영화적일 수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결론: 기억을 새롭게 쓴다는 것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과거 회상을 통해 사라진 영광을 조명하고, 허구와 진실의 경계에서 상처 입은 역사에 대안을 제시하며, 영화 속 영화를 통해 현실을 다시 말하고 있습니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이 작품을 통해 “영화는 단지 이야기의 전달이 아니라, 기억을 새롭게 구성하는 작업”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고증을 넘어 감정과 상징을 통해 과거를 재해석하며, 우리가 왜 영화를 계속 보는지를 감성적이면서 지적으로 답합니다.

 

당신도 지금, 타란티노가 제안하는 또 다른 할리우드의 가능성 속으로 걸어가 보길 바라며,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