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버티듯 회사를 다니며, ‘이게 내가 원하는 삶일까?’라는 질문을 던져본 적 있나요?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는 바로 그런 고민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일의 의미와 삶의 균형’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신수정 KT 부사장의『일의 격』이라는 책을 읽으며 노동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던 제게 이 영화는 일과 인생을 바라보는 또 다른 창이 되어주었습니다.
[회사와 삶, 그 사이에서 길을 잃은 우리(일)]
요즘 들어 ‘일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자주 합니다. 직장은 생계를 위한 수단이기도 하고, 자기 성취의 공간이기도 하죠. 하지만 동시에 끝없는 야근, 상사의 압박, 눈치 문화 속에서 우리를 옥죄는 감옥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는 최근 『일의 격』이라는 책을 읽으며 일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게 됐습니다. 일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존엄을 지켜내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말이 마음 깊이 와닿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우리는 그 격을 지켜내지 못한 채, 매일을 소진하며 살아갑니다.
이런 고민을 하던 와중에 다시 떠올린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제목부터 직장인의 가슴을 후벼 파는 이 영화는, 일본 직장인의 팍팍한 현실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우리는 왜 일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주인공 다카시가 겪는 고단한 일상은 우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무한 경쟁, 상사의 압박, 반복되는 야근 속에서 그는 점점 자신을 잃어갑니다. 그런 그에게 나타난 대학 동창 아오야마는, ‘다르게 사는 삶’의 가능성을 보여주죠. 영화는 단순히 퇴사를 권유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삶 속에서 일의 자리를 어떻게 놓아야 할까’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영화 정보
제목: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ちょっと今から仕事やめてくる)
감독: 나루시마 이즈루
장르: 드라마
개봉: 2017년
출연: 후쿠시 소우타, 쿠도 아스카 외
러닝타임: 114분
[일이 삶을 잠식할 때: 신체와 정신의 붕괴(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영화 속 다카시의 모습은 현대 직장인의 초상을 그대로 비춥니다. 그는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순간부터 지쳐 있고, 회사에서 마주하는 건 업무 과중과 상사의 눈치뿐입니다. 잠은 줄어들고, 식사는 대충 때우며, 스스로를 돌볼 시간은 사라집니다. 몸은 점점 피곤에 젖어가고, 마음은 ‘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라는 회의로 채워집니다. 불면, 두통, 무기력… 이런 신체적 증상들은 곧 정신적 위기로 이어집니다.
그의 일상은 ‘삶’이 아니라 ‘버팀’에 가깝습니다. 영화는 이를 과장 없이 그려냄으로써, 관객 스스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저 역시 책 『일의 격』을 읽으며, 인간에게 일이란 자아실현의 수단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대 사회에서는 노동이 오히려 인간을 소모하고 있다는 점을 절감했습니다. 다카시의 무너져가는 모습은 곧 우리 현실의 거울이었습니다. 일의 본질이 사라지고, 남는 건 피로와 소진뿐인 삶. 이것은 분명 잘못된 구조라는 걸 영화는 조용히, 그러나 뼈아프게 드러냅니다.
[다른 선택, 그리고 삶의 균형: 아오야마의 제안(삶)]
그런 다카시 앞에 나타난 인물이 바로 대학 동창 아오야마입니다. 그는 회사에 목숨 걸지 않고, 삶을 즐기며 살아가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아오야마는 다카시에게 반복적으로 말하죠.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래?” 이 말은 단순한 퇴사 권유가 아닙니다. 사실상 “네 삶을 네가 다시 선택해도 되지 않겠니?”라는 질문입니다.
다카시는 처음엔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회사가 곧 삶의 전부처럼 여겨지는 현실에서, 다른 삶을 상상하는 건 쉽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영화는 말합니다. 우리가 가진 선택지는 생각보다 다양하며, 일은 삶 전체를 지배하는 권리가 없다고. 『일의 격』이 강조하는 것도 결국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일이란 인간을 위한 것이지, 인간이 일을 위해 존재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아오야마의 존재는 ‘삶의 균형’을 상징합니다. 가족, 친구, 여가, 취미, 그리고 자기 자신. 이 모든 것들이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삶은 온전해집니다. 영화는 관객에게 묻습니다. 지금 당신의 삶에서 일은 몇 퍼센트나 차지하고 있는가? 그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면, 우리는 삶의 균형을 잃은 게 아닐까? 저는 이 질문이야말로 영화가 전하려는 핵심 메시지라고 느꼈습니다.
[결론: ‘일의 격’을 되찾기 위하여]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는 단순한 직장인의 퇴사 판타지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우리가 왜 일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일의 격』에서 말하듯, 일은 인간의 존엄과 성장의 공간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일에 지배당하고, 삶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카시의 고단한 모습은 우리 현실의 축소판이며, 아오야마의 제안은 삶의 균형을 되찾으라는 작은 외침이었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고 난 뒤, 제 일과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일은 나를 성장시키고 있는가? 아니면 소모시키고 있는가? 아내와 가족, 친구, 그리고 제 자신을 위한 시간은 충분한가? 이 질문들 앞에서, 저는 여전히 완벽한 답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영화는 우리에게 ‘삶의 격’을 지켜내는 일이 곧 ‘일의 격’을 세우는 길이라는 걸 알려줍니다.
혹시 오늘도 지친 하루를 보내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이 영화를 보며 스스로에게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까?" 이 질문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삶을 다시 살아내기 위한 첫걸음일지도 모릅니다.